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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효능

'인슐린 많은 음식' 찾는 것이 잘못된 해결책인 이유

by 비타로그 2023. 10. 16.

당뇨병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면 인슐린을 맞아야만 합니다. 아직 경구로 복용하는 약이 없고 주사제를  써야 하는데 상당히 부담스럽고, 혈당을 체크해서 적정량을 투입하는 것도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어떤 분들은 당뇨병에 인슐린을 맞으니까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당뇨에 좋은 치료약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코 그렇지가 않답니다. 이 글에서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

제2형 당뇨병은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그것이 악화되어서 나타나는 병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왜 문제가 될까요?

 

우선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기능부터 알아봅시다. 인슐린의 기능은 첫째, 세포에 당을 흡수해서 에너지로 쓰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몸이 지방을 축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음식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이나 설탕(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크게 치솟고, 이 혈당을 처리하기 위해서 인슐린도 많이 나옵니다.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설탕을 혈당이라고 하는데, 이 혈당이 높으면 혈액이 끈적해져서 혈관이 상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건강할 때 우리 몸은 항상 혈당 레벨을 정밀하게 좁은 폭 안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인슐린이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나올 때입니다. 특히 쌀밥이나 주스, 빵, 면 등 당이 든 음식을 평소에 많이, 자주 먹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일상 속에서 늘 소음을 듣다 보면 소음에 익숙해지듯이, 세포들 역시 인슐린의 신호를 너무 많이 듣다 보면 점차 둔감해져서 인슐린의 말을 듣지 않게 됩니다. 인슐린의 역할은 세포가 당을 흡수하게 하는 거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세포들이 인슐린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혈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않고 혈액을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바로 이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혈당이 높아져 당뇨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몸은 당황해서 인슐린을 더 많이 내보냅니다. 그러면 결국 세포들도 말을 듣고, 이런 식으로 꽤 오랫동안(길면 수십 년간) 문제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슐린을 많이 내보내면 당연히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면 몸도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 당뇨병으로 가는 것입니다. 혈당을 자꾸 높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인슐린 저항성은 계속해서 올라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인슐린 저항성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결코 몸에 더 많은 인슐린을 넣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인슐린의 또 한 가지 기능이 몸에 지방을 축적시키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실제로 당뇨 환자들이 인슐린을 맞기 시작하면 체중이 무섭게 불어납니다. 그리고 당연히 인슐린 저항성도 점점 악화됩니다. 당연한 것이, 인슐린이 부족해서 당뇨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많은 당을 너무나 자주 먹었기 때문에, 인슐린이 자꾸자꾸 분비되어서,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간 상태가 되는 것이 제2형 당뇨병입니다.

 

참고로 제1형 당뇨병은 실제로 몸이 인슐린을 적절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병입니다. 따라서 인슐린 보충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개 당뇨 환자들은 제2형 당뇨병이므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참고:  제2형 당뇨병, 완치 가능? 책 '당뇨코드' 요약 정리

 

천연 인슐린 식품?

일각에서는 식품에 든 특정 성분을 '천연 인슐린'이라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특히 돼지감자에 많이 들어 있는 식이섬유 성분인 '이눌린'을 두고 천연 인슐린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입니다.

 

이눌린을 먹으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식이섬유 성분은 기본적으로 혈당 급등을 막아주고,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눌린과 인슐린은 서로 전혀 다른 성분이며, 애초에 인슐린은 단백질이라서 위에 들어가면 소화되어 버리기 때문에 입으로 먹는 것이 거의 어렵습니다(현재 주사제가 아닌 경구 인슐린이 개발 중이라고는 합니다).

 

이런 잘못된 홍보 때문에 마치 인슐린을 보충하면 몸에 좋은 것처럼 생각하고, 인슐린이 많은 음식을 찾는 분들도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에 쓴 것처럼, 문제는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지 인슐린을 몸에 더 집어넣는 것이 아닙니다. 당뇨가 그렇게 쉽게 해결된다면 심각한 만성 질환으로 여겨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인슐린 많은 음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하는 음식은 있는데, 이것들이 바로 당뇨에 가장 나쁜 음식입니다. 면, 빵, 쌀밥, 주스, 설탕, 떡, 당면 등등이죠. 이런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됩니다만, 이렇게 하면 당뇨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됩니다.

 

어떻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인슐린 저항성은 음식을 너무 자주 섭취하는 경우, 그리고 당을 너무 많이 먹은 경우에 발생합니다. 따라서 식단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즉 식사 빈도를 줄이는 간헐적 단식과, 인슐린 분비를 줄이는 저탄수화물 식단(키토식)을 실천하는 것이 해답입니다. 둘 다 하시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 인슐린 저항성은 자연스럽게 차차 되돌릴 수 있습니다. 체중 또한 저절로 빠지게 됩니다.

 

참고: 당뇨 전단계 증상 되돌리는 방법 | 당뇨병 관리

 

다만 이미 당뇨가 심각한 경우, 함부로 식단을 조절하면 저혈당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당뇨 정도가 아니라 심한 당뇨이신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약물이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당뇨병입니다. 생활습관을 철저하게 바꾸면 당뇨 증상을 완화하면서 잘 다스리거나, 심지어 심각한 당뇨를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바로 당뇨병이므로, 우리 몸이 인슐린에 반응하는 정도, 즉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면 당뇨도 완화하거나 치유 가능합니다. 운동 역시 근육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간헐적 단식이나 인슐린 저항성 문제에 대해 다룬 다른 글들이 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다른 글들도 참고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참고: 인슐린 저항성 문제에 효과적인 영양제 7가지

참고: 혈당이 오르면 졸린 이유 | 식곤증의 원리

참고: 78시간 단식 후기(feat. 사골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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