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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78시간 단식 후기(feat. 사골국물)

by 비타로그 2022. 11. 30.

11월 26일 13시부터 11월 29일 18시까지 사흘 하고도 5시간, 총 78시간 동안 단식한 후기입니다.

우선 왜 단식을 했느냐? 간단합니다. 체중이 줄어드는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아서요. (ㅎㅎ) 지금도 계속 1일 1식에 케토식을 지속하고 있고 케토시스도 유지 중이지만, 생각보다 체중은 잘 줄어들지 않더라고요. 몸이 지방을 태울 수 있게 공복시간을 더 길게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 3일 단식을 시작해 봤습니다.

사실 2019년에 간헐적 단식 처음 시작할 때 이미 60시간 물단식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훨씬 수월할 거라 봤어요. 몸도 지방대사에 많이 적응했을 테고, 이번에는 사골국물이나 코코넛버터 등 약간의 칼로리와 미네랄도 섭취할 예정이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 이하 단식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입니다.

 

◇ 단식 23시간 경과

하루 지난 낮 12시. 이 정도는 평소에도 1일 1식으로 늘 하던 거니까 전혀 부담없습니다. 공복감도 뭣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음. 컨디션도 매우 좋습니다.

◇ 단식 32시간 경과

저녁 8시. 평소 유지하던 공복시간에서 8시간이 더 지났습니다. 살짝 미열이 돌고 손발이 찹니다. 혈당이 낮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적응되면 사라집니다. 두통이나 피로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해요. 배고픔은 둘째치고 음식 생각이 무럭무럭 납니다. 특히 스시와 탕수육 생각이... 탄수화물 때문에 먹지 않는 메뉴들인데 와장창 먹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튜브로 된 사골 액기스를 물에 짜넣고 끓여서 사골국물을 만들어 마셨습니다. 간도 짭짤하게 추가로 하니 맛있고 괜찮더군요. 은근히 배도 부릅니다.

◇ 단식 48시간 경과

단식하고 이틀이 지난 오후입니다. 아침에 잰 체중은 어제보다 400g이 줄어 있네요.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함께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그 무게도 있을 거예요. 약간 에너지가 떨어진 느낌이지만 머리는 맑습니다. 씻고 카페에 커피 마시러 나갔습니다.

◇ 단식 51시간 경과

카페에 다녀온 오후 4시. 음식 생각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오늘은 열은 사라지고 아침부터 두통이 조금 있네요. 신경이 약간 거슬리는 정도지 힘들 정도까진 아닙니다. 이런 두통 역시 혈당이 낮아서 뇌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이라는 것 같아요. 강도는 낮지만 하루 내내 사라지지 않아서 덱시부프로펜을 한 알 먹었습니다.

◇ 단식 60시간 경과

두통도 사라지고 몸에 이상없네요. 수월합니다.

◇ 단식 71시간 경과

사흘째의 정오입니다. 체중은 또 어제보다 500g이 줄어서 올해 최저점을 갱신합니다. 단식할 때 저녁이 되면 보통 음식 생각이 많이 나는데, 아침에서 이른 오후까지는 배고픈 느낌도 없고 음식 생각이 나지 않아서 좋아요. 에너지 레벨도 아주 좋고, 이 느낌대로면 하루이틀 더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단식 77시간 경과

사흘째가 되어서 또 사골국물을 먹을 생각을 하니 확 질리더군요. 첫날엔 맛있었는데... 사골국 대신 코코넛버터를 한 술 먹고 카페에 일본어 공부하러 갑니다. 집중도 잘 되고 허기도 없네요. 머리 팽팽 잘 돌아갑니다.

◇ 단식 78시간 경과, 단식 종료

더 하려면 더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애초 생각한 사흘 단식을 이미 많이 초과 달성해서 음식을 먹기로 합니다. 삼겹살, 아보카도, 양배추 샐러드로 식사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굽네 오리지널을 시켜서 반 팩 정도 먹었어요.

이날 뭘 먹고 잤더니 다음날까지 배부른 느낌이 들어서 썩 유쾌하지 않더군요. 단식할 땐 아침이 정말 상쾌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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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이 78시간 동안 체중은 2kg이 줄어들었습니다. 최저점 찍고 음식을 먹으니 다시 반 정도는 복구되었지만 (ㅎㅎ) 그 동안 지방도 잘 태웠고, 단식이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다는 것도 확인했으므로 앞으로도 마음 내킬 때 종종 해봐야겠습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1일 1식 + 키토식은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참고: "굶어서 살 빼면 근육이 빠진다?" 땡!

참고: 당신이 몰랐던 '간헐적 단식'의 놀라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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