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이긴 합니다. 그런데 주체가 다릅니다. 항생제 내성은 내가 아니라 항생제가 죽여야 할 세균에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약, 항생제
최초의 항생제는 바로 그 유명한 페니실린입니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처음 발견했죠. 그는 자신이 세균을 배양하던 접시에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했는데, 잘 보니 곰팡이 주변의 세균들이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곰팡이가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뿜어낸 것이었죠.
그 곰팡이의 이름은 페니실륨 노타툼이었고, 플레밍은 여기서 이름을 따서 페니실린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그리고 페니실린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항생제가 되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항생제 개발 이전, 사람들은 상처 감염으로 인해 무수하게 목숨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수술 후면 으레 우리는 항생제 처방을 받는데 이는 수술 후 절개 부위의 감염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항생제만 있으면 감염을 막을 수 있는데, 단지 그게 없다는 이유로 옛사람들은 수없이 죽어 나갔던 것입니다. 이처럼 항생제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약입니다.
항생제 내성, 왜 문제일까
문제는 세균은 살아 있고 계속해서 진화하기 때문에 같은 항생제를 계속 쓰다 보면 금세 내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항생제가 여러 종류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균의 유형에 따라 다른 항생제를 쓰는 것도 맞지만 한 물질을 계속 항생제로 쓰면 곧 그 물질 자체가 힘을 잃게 되는 것이죠. 왜냐하면 항생제 내성은 균 하나가 아니라 그 균 집단 전체에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해커와 방화벽의 싸움과 비슷합니다. 보안을 유지하려고 방화벽을 강화하면 해커는 새로운 공격 방법을 고안하고, 그러면 방어 측은 또 새로운 방어책을 생각해 내고... 그런 식으로 끝없는 싸움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생제를 남용하면 안 되는 이유는 내 몸에 항생제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면, 그만큼 그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들이 생겨나는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어찌 보면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항생제는 인류가 치명적인 세균들과 싸우는 무기인데, 그 위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항생제 내성을 막아내야 하고, 그러려면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은 자제해야 하는 것입니다.
항생제 내성 예방하기
그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11월 셋째 주를 세계 항생제 인식 주간으로 정하고,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을 벌이도록 권하고 있기도 하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는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을 다음과 같이 알리고 있습니다.
- 항생제는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복용합니다.
- 처방받은 항생제는 반드시 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합니다.
- 항생제는 다른 사람과 나눠 먹지 않습니다.
- 남은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않습니다.
- 손 씻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권고되는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감염병을 사전에 예방합니다.
장내 세균총의 타격
또 한 가지 문제는 항생제를 복용하면 장내 세균총은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약 100조 마리(!)의 미생물(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몸무게 중에서 약 2kg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많죠.
이 미생물들은 유익균도 있고 유해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건강의 필수 요소입니다. 균형을 잘 유지하면 우리 건강에 큰 혜택을 주는 일종의 공생 생물이라고 할 수 있죠.
참고: '유익균' 프로바이오틱스, 뇌에도 좋다?
문제는 항생제는 세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장 속에 있던 우리 친구 유익균들까지 학살을 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생제를 오래 복용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복용하는 경우 프로바이오틱스나 섬유질 등으로 다소 보완 조치를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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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수크랄로스 피해야 하는 5가지 이유: 부작용과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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