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텔로미어와 노화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텔로미어는 우리의 DNA 가닥 끝에 있는 작은 뚜껑처럼 작동하는 부분인데요. 오늘은 텔로미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텔로미어란?
텔로미어는 우리의 DNA 가닥 끝에 위치한 반복적인 DNA 조각입니다. 텔로미어의 기능은 DNA 가닥이 풀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마치 신발끈 끝에 있는 뚜껑이 신발끈이 풀어지지 않게 하는 것처럼,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DNA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 줍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세포를 계속해서 갈아 끼워야 하고,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는 점차 짧아지게 되죠.
한때는 텔로미어 길이가 노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즉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수명이 짧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텔로미어 길이와 수명 간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생쥐의 텔로미어는 인간의 텔로미어보다 훨씬 긴데, 그럼에도 생쥐의 수명은 인간보다 훨씬 짧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텔로미어 길이가 노화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노화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텔로미어의 길이 자체가 아니라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노화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생쥐의 텔로미어는 인간의 텔로미어보다 길지만, 생쥐의 텔로미어가 훨씬 빠른 속도로 짧아지기 때문에 생쥐는 인간보다 노화가 빠릅니다.
또한 몸속에는 거의 분열하지 않는 세포들이 있어 그들의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이 세포들 역시 노화합니다. 이는 노화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손상되기 때문인데요. 이 손상 역시 세포 기능 저하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외에도 주변의 세포들이 분열하며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세포 기능이 저하되어 뇌 세포나 근육 세포 등 거의 분열하지 않는 세포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혈관 세포, 섬유조직 세포, 거대포식세포, 그리고 뉴런을 지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마이크로글리아(미세아교세포)와 같은 세포들이 노화 과정에서 기능 저하를 겪게 되면, 이러한 변화가 뇌 세포나 근육 세포에 손상을 입히게 되는 것입니다.
텔로미어 길이를 늘이면 암에 걸릴까?
텔로미어를 늘이면 자동적으로 암 발생 위험도 따라서 높아진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암세포는 텔로미어를 늘리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의 도움을 받아 무한정 분열할 수 있는 '불멸'의 세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생쥐에게 텔로머라제 수치를 높였을 때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생쥐가 태어날 때부터 텔로머라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속적이고 제어되지 않는 텔로미어 활동이 계속 발생한 것이죠.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성인 생쥐에게 가끔 텔로머라제 수치를 높이는 경우 생쥐의 수명이 늘어나고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텔로머라제를 선택적으로 가끔 활성화하는 것이 암 위험 없이 수명을 늘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 건강한 음식, 낮은 스트레스 등이 텔로미어를 연장시키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고 오히려 줄입니다.
사실 텔로미어 길이를 늘이는 것은 도리어 암 발생 위험을 낮춰줄 수도 있습니다. 짧은 텔로미어는 우리 몸을 유전적으로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죠.
다른 연구에서는 매우 긴 텔로미어를 가진 생쥐가 더 오래 살았고, 암 발생 위험도 늘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생쥐는 유전자 조작을 가한 탓에 태어날 때부터 텔로미어 활동이 많았던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긴 텔로미어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입니다.
인간의 경우 운동이나 적절한 영양 섭취, 그리고 보충제(리튬, 프테로스틸벤, 마그네슘 등)가 텔로미어 길이를 어느 정도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는 생쥐의 경우와 같이 텔로머라제를 인위적으로 지속 활성화시킨 것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준입니다. 이후 인간에게도 이런 유전자 시술이 가능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요.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다른 글도 읽어보세요. 감사합니다.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아플 때, 결막염일까? (0) | 2023.08.06 |
---|---|
치실 썼더니 피가 나는데 계속 써도 될까요? (0) | 2023.06.14 |
앉아 지내는 좌식 생활 몸에 안 좋다는데... 얼마나 나쁠까? (0) | 2023.03.24 |
월경 주기와 편두통, 어떤 관계가 있을까? | 연구 결과 (0) | 2023.03.21 |
실내 조명도 피부 노화 앞당길까? (0) | 2023.03.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