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일부러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무슨 소리냐 싶으시겠지만 한번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 내용은 제임스 클레멘트의 《자가포식》이라는 책에서 해당 파트의 내용을 요약해 옮기는 것입니다.
단백질은 몸이 성장하고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가 맞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를 구성하고 지탱하며 피부, 관절, 뼈, 손톱, 근육을 구성하고, 면역 체계 기능과 호르몬 조절은 물론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의 신호 전달에도 관여합니다.
또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줄어들고, 머리카락이 얇아지거나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체중이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현대 사회에는 매우 드물고 주로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만 발생합니다. 우리에게 더 흔한 문제는 바로 단백질의 과다 섭취입니다.
참고: 프로틴(단백질) 보충제,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블루존'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키나와, 그리스 등 세계 각지의 장수 지역을 일컫는 말인데요. 세계 3대 장수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라는 곳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제7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회라는 종교의 교인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은 미국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10년을 더 산다고 합니다. 이들의 식생활 특징은 균형 잡힌 채식주의 식단으로, 단백질, 특히 동물 단백질을 훨씬 적게 먹는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인은 필요 단백질의 두 배 정도를 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단백 식단의 악영향
고단백 식단이 정말 우리 몸에 해를 끼칠까요? 책에서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은 아래와 같은 해로운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신장 손상: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신장이 고생을 하게 됩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 들어 있는 과도한 질소를 걸러내는 것이 신장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거나 그러한 질병에 취약한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데, 신장은 한번 악화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아주 주의해야 합니다.
- 체중 증가: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면 단기적으로는 체중이 줄어들지만, 결국에는 과다한 단백질이 모두 지방으로 저장되고 여분의 아미노산은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 심장병 위험 증가: 고단백 식단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18년 연구를 보면 붉은 고기를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장에서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라는 화학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심장병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 암 위험 증가: 고단백 식단은 대개 붉은 육류 위주인데, 붉은 육류와 가공된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의 위험 인자가 된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중년기에 동물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을 먹는 경우 저단백 식단을 따르는 사람보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단백질 섭취로 인해 성장 호르몬 IGF-1 수치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단백 식단(일일 칼로리의 20% 이상이 단백질인 경우)을 먹는 50~65세 사람들의 총사망률이 75% 증가했고, 당뇨병 관련 사망률은 7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대사 장애 위험 증가: 흔히 당분을 많이 먹으면 포도당 내성,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제2형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고 하지요. 그런데 단백질 역시 이런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하버드 연구진의 장기적 분석 결과, 카드 한 벌 크기만 한 붉은 고기를 매일 먹은 경우 성인 당뇨병 위험이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핫도그나 베이컨 같은 가공된 붉은 육류가 가장 나빴다고 합니다. 또 핀란드 연구자들에 따르면 동물 단백질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35% 더 높았습니다.
특히 저자는 단백질이 탄수화물만큼이나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우리는 주로 인슐린 분비 하면 당 섭취만 떠올리지만, 육류나 유제품에 많은 류신이나 이소류신 같은 아미노산은 인슐린 분비를 크게 자극할 뿐 아니라, 인슐린의 길항 작용을 하는 글루카곤의 분비를 차단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육류와 유제품을 만성적으로 과다 섭취하는 경우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이 둘은 거의 비슷한 말입니다만)를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백질과 자가포식
이 책의 제목이 자가포식인데, 단백질과 자가포식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면 인슐린 수치는 낮아지고 글루카곤 수치가 높아져, 자가포식이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단백질 섭취를 주기적으로 줄여 주면 단식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가포식(오토파지) 뜻, 효과, 활성화 방법 총정리
저자는 이것을 '단백질 순환'이라고 표현합니다. 새로운 단백질을 자꾸 몸에 밀어 넣는 대신, 몸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하여 재사용하도록 우리 몸을 유도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노화되고 제 기능을 못하는 단백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젊음을 되돌리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 공급이 없어도 꽤 긴 기간을 충분히 버텨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현대인의 조상은 사냥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오랫동안 생존해야 하는 수렵채집인들이었는데, 이들은 현대인이 시달리는 고혈압, 비만, 당뇨병, 심장병 같은 대사 질환으로 고생하지 않았죠.
참고: "굶어서 살 빼면 근육이 빠진다?" 땡!
단백질 순환을 유도하면 자가포식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칼로리 제한이나 간헐적 단식과 마찬가지로 당뇨병, 암, 심장병 등의 발생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병은 과다 섭취의 질병으로도 알려진 '문명병'에 해당합니다.
"단백질 순환은 대사를 개선해 질병 없이 오래 살 기회를 늘리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백질이 부족할까 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단백질이 조금 부족한 정도로 식생활을 조정할까를 걱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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