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1월 13일, '노화의 종말' 저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생쥐의 노화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하버드대 의대 블라바트니크연구소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팀은 이날 과학저널 '셀'(Cell)에서 늙고 눈이 먼 쥐의 시력을 되찾게 하고 뇌를 더 젊게 만드는 한편, 근육과 신장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등 회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눈먼 생쥐의 손상된 망막 신경절과 노화된 뇌, 근육, 신장 세포에 야마나카 전사인자 칵테일을 투여하고 항생제로 이들 인자를 작동시키자 쥐가 시력을 거의 되찾았고 뇌·근육·신장 세포도 젊은 상태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 싱클레어 교수는 "이 실험은 노화가 마음대로, 그리고 앞뒤로 일어나게 할 수 있는 가역적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 몸에는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젊음의 백업 사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래 링크는 하버드 의과대학 홈페이지에 실린 같은 연구에 대한 아티클로, 영어지만 번역기를 돌리면 읽을 만합니다. 실험의 내용과 의의가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 아티클에 따르면 이 연구를 큰 포유류와 인간에게서 재현하는 것이 목표로, 현재는 비인간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영상을 통해서 실험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번 실험의 의미에 대해 아래와 같이 결론을 짓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화를 가속시킨 생쥐의 후성유전학적 구조를 재설정하는 실험을 통해 안전하게 시력 상실을 되돌리고 신장과 근육을 다시 젊게 만들 수 있었다.
지금껏 우리는 노화가 '레시피 일부가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번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DNA 코드는 영영 잃게 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세포에 DNA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걸 안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코드를 다시 잘 읽을 수 있게 가르치는 것(후성유전학적 조작)뿐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노화를 되돌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저서 '노화의 종말'에서도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거의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세포 자체의 DNA가 손상되면서 노화가 일어나는 것이라면, '복제양 돌리'는 복제가 되었을 때 이미 늙어서 태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복제해도 양은 항상 어린 모습으로 태어나서 다시 늙어갔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세포의 DNA 정보 자체가 손상되어서 노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후성유전학적 변화로 인해 멀쩡한 DNA 정보를 잘 읽지 못하게 되면서 노화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PC가 DVD를 더 이상 읽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 원인은 첫째, DVD 자체의 정보가 지워진 경우와 둘째, 단순히 DVD 표면에 뭔가가 묻어서 읽히지 않는 경우를 들 수 있겠죠. 노화 과정을 DVD를 읽기 어려워지는 과정으로 비유한다면, 원인은 둘째, DVD 표면이 더러워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VD 안에 들어 있는 정보는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잘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DVD 표면을 닦아주기만 하면 우리 몸이 알아서 노화를 되돌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말하는 '노화의 정보 이론'입니다.
우리 몸에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일으키는(DVD 표면을 닦아주는) 것은 DNA 자체를 변경시키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인간의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는 세상'은 훨씬 빨리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참고: NMN이 텔로미어 길이를 늘려준다?
참고: 당뇨 없는 사람의 '메트포르민' 복용 5일차 후기 (ft. 안티에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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