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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빈 서판(The Blank Slate)' 내용 요약

by 비타로그 2023. 3. 3.

2002년 출간된 스티븐 핑커의 저서 '빈 서판(The Blank Slate)'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빈 서판'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 정리하겠습니다.

스티븐 핑커 박사

 

지금까지 인간은 과학의 손길이 순진한 자기애에 가하는 세 가지 심각한 폭행을 견뎌야 했다.

1. 우리의 세계가 천체의 중심이 아니라 광대한 우주의 한 점이라는 사실
2. 우리가 특별히 창조된 존재가 아니라 동물에게서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
3. 우리의 의식이 종종 우리의 행동 방식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뿐이라는 사실


인지심리학자, 언어학자, 하버드대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스티븐 핑커는 이 책에서 인간은 타고난 특성이나 성향이 없는 백지 상태로 태어난다는 관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백지 상태'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문화적으로 학습된 것이며 환경과 경험이 인간을 100% 형성합니다. 핑커는 이러한 관점에 큰 결함이 있으며 과학적 증거와 어긋난다고 봅니다. 실제로는 인간이 선천적 특성과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 행동과 발달을 형성한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 책의 주요 메시지는 인간의 행동과 발달에 있어서 생물학의 역할을 더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핑커는 생물학이 우리의 행동, 지능,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인간 본성을 부정하는 것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물학을 무시하는 사회공학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

'빈 서판'은 인간의 본성 vs 양육(nature or nurture) 논쟁에 대해 핵심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저서입니다. 핑커는 또한 자신의 관점에 대해 매우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하므로, 심리학, 생물학, 철학, 사회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펼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빈 서판은' 널리 읽히고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한국어를 비롯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비판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일부 비평가는 스티븐 핑커의 견해가 환원주의적이며, 인간이 태어난 이후에 발생하는 환경이나 양육에 의한 복잡한 영향과 상호작용을 과소평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생물학의 역할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결과적으로 결정론적 관점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저자인 스티븐 핑커 박사는 심리학 분야에 큰 공헌을 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현대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간의 마음, 인간 본성, 언어 등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저술 활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펴낸 책 6권(언어 3부작 & 마음 3부작)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빈 서판'은 마음 3부작의 두 번째 책에 해당합니다. '빈 서판'은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핑커의 또 다른 중요한 저서로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Why Violence Has Declined, 2011)'가 있습니다.

 

참고: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내용 요약 정리

참고: 밈(meme)이란? 밈의 뜻, 유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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