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이어트

맘껏 먹고 많이 움직여라? 그렇게는 살 못 뺍니다

by 비타로그 2022. 11. 30.

저는 식단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보니 누가 설탕이 든 음료수나 간식을 권하면 사양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흔히 듣는 말이 이거죠. "에이 괜찮아, 먹고 운동하면 되지!"

​칼로리 덧셈 뺄셈에 기반을 둔 세계관(?)에서는 이것이 말이 됩니다. 사람들은 흔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금방이라도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이미 많은 연구로 밝혀져 있는데도요. 😂

 

 

오늘은 근래(7월 14일) 발표된 최신 연구 중 재미있는 결과가 있어서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생물의 에너지 대사를 연구하는 영국 생물학자 존 스피크먼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한 내용이에요.

​이분은 저체중의 중국인 남녀 150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을 조사했는데, 결과가 뜻밖이었다고 합니다. 원문은 아래 트윗 스레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내용은 아래 제가 번역했습니다.

 

 

극도로 말랐고, 뭘 먹어도 전부 태워 없애기 때문에 뭐든지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누구나 들어보았을 겁니다. 우리는 저체중인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에너지 대사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우선 우리는 베이징에서 BMI가 18.5 이하인 사람을 150명 모집해, 정상 체중(BMI 21.5~25)인 사람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가 있거나, HIV에 걸렸거나 이전의 질병으로 체중이 줄어든 사람들은 모두 실험에서 제외했습니다.

첫 번째로 놀라웠던 것은 저체중인 사람들이 크게 활동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가속도계로 측정한 그들의 활동량은 정상 체중인 사람들보다 23% 적었습니다. 이는 남자나 여자나 같았습니다. 그들의 활동량은 하루 전체에 걸쳐 더 적었습니다.

​이중표지수(Doubly-labelled water) 기법으로 그들의 에너지 소비 총량을 측정하고 측정 기간 동안의 체중 변화를 기록함으로써 우리는 2주 동안 그들이 얼마나 음식을 섭취했는지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놀라웠던 것은 그들이 보통 사람보다 12% 적게 먹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뭐든지 맘대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저체중인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식욕 자체가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우리는 실험군의 휴식 대사율도 측정했습니다. 이게 세 번째로 놀라운 점인데, 그들은 자기들의 신체 구성에서 예측된 것보다 훨씬 대사율이 높았던 것입니다. 이는 그들의 몸을 순환하는 갑상선 호르몬, 특히 T3, T4, fT4 수준이 높았던 것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활동적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HDL은 높고 LDL과 중성지방은 낮았습니다. 이는 심혈관 건강에 있어서 활동량보다도 마른 체형이 바이오마커(생체지표)로서 더 유효하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또는 그들의 식단이 체형과 혈중 지질 구성에 모두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지요.

물론 매우 마른 표현형을 가졌으면서 보통 사람들이 먹는 것처럼 많이 먹고, 높은 활동량으로 다 태워버리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우리 연구에 자원한 사람들 중 그 표현형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표현형은 도시전설인 것으로 보입니다.

 

 

요컨대 '마음껏 많이 먹고 많이 움직여서 날씬한' 사람은 없다는(적어도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체질적으로 마른 사람은 적게 먹고 적게 움직이는 동시에 호르몬에 따른 대사량이 높아서 마른 거구요.

이 연구 결과와 별개로 저는 이전부터 간헐적 단식과 키토식을 실천하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과체중이 칼로리가 아닌 호르몬 문제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새로운 연구로 그 점이 실증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

 

 

참고: "굶어서 살 빼면 근육이 빠진다?" 땡!

참고: "나는 왜 살이 안 빠질까?" 생각하는 분들에게

참고: [연구] 팔에 살 많은 사람은 뇌질환 위험 ↑

참고: 동안인 사람이 실제로도 더 장수하는 이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