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CS는 경두개 직류 자극,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의 약자로, 간단히 말하면 약한 전류를 머리에 흘려서 여러 유익한 효과를 일으키는 비침습적 뇌 자극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글에서는 tDCS의 원리가 무엇인지, 또 안전한지 알아봅니다.
tDCS란?
tDCS는 전류로 뇌를 자극하는 비침습적 기술입니다. 특히 뇌의 가장 바깥쪽인 피질(cortex)을 대상으로 합니다. 피질은 기억, 주의력, 추상적 사고, 언어 등 두뇌의 다양한 핵심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입니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역사가 깊습니다. 첫 번째 기록은 서기 1세기 로마 제국 시절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주치의였던 스크리보니우스 라르구스(Scribonius Largus)가 두통을 앓는 환자의 이마에 살아 있는 전기가오리를 갖다 대는 식으로 진료를 했다는 것입니다.
임상 환경에서 직류 자극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의사이자 물리학자였던 조반니 알디니(Giovanni Aldini) 박사였습니다. 알디니는 이 기술을 주요 우울 장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의 친구의 딸이 그 유명한 메리 셸리입니다. 메리 셸리는 나중에 전기로 시체를 되살리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나오는 소설을 쓰게 되는데, 이것이 최초의 SF 소설이라고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입니다.
이후 tDCS는 독일 정신과 의사들에게 다소 인기를 얻었지만, 연구 결과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1930년대에 tDCS는 잠시 잊혔다가 1960년대에 다시 나타났고, 또다시 폐기되었습니다. 60년대의 경우 새로운 정신과 약물의 출현으로 인해 tDCS에 대한 관심이 식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tDCS가 다시 세상에 등장했고, 이후 약 20년에 걸쳐 상당한 양의 새로운 임상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tDCS의 실제
tDCS는 자극하고자 하는 뇌 영역 위의 두피에 전극 하나를 배치하고, 반대쪽 머리 또는 목에 다른 전극을 배치한 다음 전류를 흐르게 하여 전극 하부의 활동을 증가/감소시킵니다. 때로는 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전극을 먼저 소금물에 적십니다만 이 과정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전극은 운동 피질 위에 배치하는 일이 가장 많은데, 자발적인 움직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대뇌피질 영역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배외측 전두엽 피질(DLPFC) 자극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수행되었습니다.
전류의 강도는 연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설정 범위는 한 번에 약 20분 이하에 걸쳐 1-2mA(밀리암페어)입니다.
전극에는 양극과 음극이 있는데, 대개 양극은 전류가 흐르는 부분에 있는 뉴런의 흥분성을 높이는 반면 음극은 흥분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tDCS의 원리
tDCS의 가장 잘 알려진 효과는 뉴런에서 막전위(membrane potential), 즉 막으로 나뉘어 있는 두 영역 사이의 전위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세포 안과 밖에 있는 액체의 전하 차이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자극이 없는 휴지 상태에서 뉴런의 막전위는 약 -70mV입니다. 막전위가 늘어나면(더 마이너스가 되면), 뉴런은 평소보다 작은 자극에도 발화하게 됩니다. 이것을 "흥분성이 높아진다"고 표현합니다. 막전위가 줄어들면 흥분성이 감소합니다.
양극 자극은 막전위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어 영향을 받는 뉴런의 흥분성을 높이는 반면 음극 자극은 막전위를 감소시켜 흥분성을 낮추게 됩니다.
이처럼 tDCS로 인해 일어나는 전기적, 물리적 메커니즘은 상당히 잘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이 유의미한 인지적, 심리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정확한 방식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뿐입니다.
어떤 경우 tDCS의 효과는 첫 사용 후 최대 몇 달간이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tDCS의 효과 중 적어도 일부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뉴런 사이의 연결을 재구성하는 뇌의 능력)을 통해 매개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tDCS에 대한 연구는 대개 장기 추적 조사를 하지 않았으므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불분명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결과가 상충되므로 장기적으로 tDCS의 영향에 신경가소성이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 외에 tDCS의 다른 메커니즘으로 제안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뇌에서 새로운 뉴런 연결을 생성하고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단백질인 BDNF(뇌유래 신경영양인자)의 방출을 자극한다.
- 뇌 전체, 특히 전두엽 피질에서 도파민 방출을 자극한다.
- 뇌 전체의 신경 발생 및 시냅스 가소성을 지원하는 신경줄기세포(NSC)의 생성과 활동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인간을 대상으로 직접 연구되거나 관찰된 바가 없습니다. 훨씬 더 많은 추가 연구가 수행될 때까지는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요컨대 tDCS는 신경 발생, 도파민 수준 증가, 시냅스 가소성 증가 등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측되나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tDCS는 안전한가?
일부 연구에서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진실은 tDCS의 전반적인 안전성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tDCS의 안전성에 대한 거의 모든 개별 연구는 매우 특정한 형태의 자극(특정 전압, 특정 부위)에 대해서만 살펴본 것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연구가 단기적인 안전성만 검토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용 시점으로부터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만 확인한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연구가 tDCS에 의한 미묘하고 오래 지속되는, 혹은 만성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을 테스트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tDCS에 대한 임상 연구에서 "안전성"이란 즉각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보통 사람이 무언가를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의 의미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개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둘 다 위험이 없을 때 안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따라서 "tDCS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실제로는 훨씬 더 좁은 의미로만 안전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사용하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자극 프로토콜의 안전성을 구체적으로 테스트한 연구를 찾지 못한다면,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잠재적인 부작용을 추적한 연구가 없다면, 특정 tDCS 프로토콜의 안전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tDCS DIY 장치?
명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사항은 tDCS가 적절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해서만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람이 스스로 장치를 만들어서 tDCS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특히 본인의 인지 능력이나 잠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험적인 새로운 보충제나 화합물, 기술 등을 사용하는 '누트로픽(Nootropic)' 커뮤니티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DIY 접근 방식에는 많은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가능한 위험 중 하나는 전압/전류 수준을 정밀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자신의 뇌에 정확히 어떤 수준의 자극을 주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의미이며, 이로 인해 원치 않는 효과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경우 집에서 직접 만든 tDCS 장치를 사용하다가 감전, 화상, 기타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단점은 일반인이 적절한 전극 배치를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tDCS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학자들은 뇌의 해부학과 각 영역의 구조를 숙지하고 있으므로, tDCS의 자극을 어느 수준으로 어느 영역에 얼마나 오래 줄 것인지 매우 신중하게 계획합니다. 자신에게 tDC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지식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뇌의 적당한 영역에 무작위로 자극을 가하면서 어떤 인지적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런 식의 접근은 운이 아주 좋지 않고서야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tDCS를 적절하게 시행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격을 갖춘 전문가를 찾는 것입니다. 아직 tDCS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때로 tDCS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의료 종사자 또는 연구 전문가 그룹을 찾는 것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tDCS를 사용해 보고 싶다면 전문가를 찾아보도록 하고, 집에서는 직접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tDCS의 부작용
tDCS는 다양한 수준의 전압으로, 다양한 뇌 부위에 자극을 가하는 것을 통칭하기 때문에 tDCS 전체에 대해 안전성은 이렇다 하고 포괄적인 결론을 내기 어렵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한 대규모 리뷰의 저자는 이론적으로 머리나 뇌 피질에 전류 자극을 가할 때의 위험은 대부분의 tDCS 프로토콜보다 전류 수준이 훨씬 높을 때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건 조금이나마 안심되는 소식이긴 하지만, 다양한 개별 tDCS 프로토콜이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tDCS 전반의 안전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우리는 tDCS가 관여되어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몇몇 예비적 연구를 바탕으로 보면, tDCS를 사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통
- 메스꺼움
- 피로
- 불면증 혹은 다른 수면 문제
- 가려움, 간지러움 등의 자극
- 화상, 또는 지속적인 작열감(피부 화상이 없는 경우에도)
또한 드물기는 하지만 아래와 같은 더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 발작
- 정신병적 증상(psychotic symptoms)
덧붙여 일부 예비 연구 결과를 보면 이미 기분 장애(우울증 등)나 기타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tDCS가 심박 조율기(pacemaker)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었지만, 특정 모델이나 유형의 심박 조율기만 대상으로 테스트했을 뿐입니다. 따라서 페이스메이커를 삽입한 사람은 사용에 앞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연구자들은 tDCS의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정 뇌 영역을 자극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어떤 기능을 강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주변 영역의 인지 기능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능성은 실험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tDCS의 효과가 실제로 이롭기만 한지, 아니면 다른 인지 영역에서 부정적인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결론
초기 tDCS 연구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이것이 공식적으로 승인되고 보편화된 치료가 될지는 지금도 불확실합니다.
또한 모든 알려진 효과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관리하는 tDCS에만 적용됩니다. 일부 사람들은 DIY 기기를 사용하여 집에서 tDCS를 시도하지만, 이런 접근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용자에 대한 tDCS의 전반적인 안전성, 특히 잠재적인 장기적 영향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많은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자극을 가해야 안전한지 알아내려면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tDCS는 유망한 미래의 치료 수단이지만, 아직 널리 사용될 수 있는 단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자료 출처: SELFHACK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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