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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질유산균'의 진실, 정말 질 건강에 필요할까?

by 비타로그 2022. 12. 15.

사람의 몸은 미생물로 가득합니다. 특히 장 건강이 몸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는 최근 들어 많이 밝혀졌는데요. 과연 질 건강에도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 섭취가 필요할까요?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발행하는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 블로그에는 이 주제를 다룬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오늘은 이 기사 내용을 이곳에 공유합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알약을-복용하려고-하는-여성의-손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는 음료, 알약, 분말 등 다양한 형태로 시판되고 있고, 많은 경우 질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홍보가 되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 산부인과, 생식 생물학 조교수인 캐롤라인 미첼 박사는 이 마케팅이 통하는 것 같다고 봅니다. 질 건강을 위한 생균 보충제는 불티나게 팔립니다. 질에 직접 알약을 삽입하는 용도의 어플리케이터나 좌약 캡슐도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에 대한 증거는 부족합니다. 미첼 박사는 질유산균 제품이 실제로 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연구는 대부분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고, 무작위 시험의 경우에도 엄격한 보고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회사가 마케팅 목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질유산균 제품은 건전한 회의론적 시각으로 보아야겠지만 이후에 과학적인 지식이 쌓이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질 건강에 대해 알려진 사실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허구와 사실

질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살아 있는 미생물을 질에 도입하는 방법으로 홍보됩니다. 질이 소화관과 마찬가지로 유익한 박테리아와 기타 미생물로 가득한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 질 건강과 관련하여 몇 가지 흔한 부인과 질환은 질 내부의 박테리아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성이 유익균 제품을 찾는 것은 대개 세균성 질염효모 감염, 두 가지로 인한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미첼 박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은 가임기 여성에게 가장 흔한 질 감염입니다. 전문가들도 질염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락토바실러스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유산균을 비롯한 더 건강한 질 박테리아보다 해로운 미생물(Gardnerella vaginalis, Prevotella 등)이 과도하게 증식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질 효모 감염(yeast infection) 역시 질내 환경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데, 이 경우 문제는 칸디다균이라는 곰팡이가 건강한 박테리아를 압도하는 것입니다. 칸디다균은 질 내에 아무 문제없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다른 미생물보다 많아지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첼 박사에 따르면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프로바이오틱스에 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성들이 일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발성 세균성 질염의 경우 유익한 유산균을 더 많이 도입하면 해로운 유기체의 과증식을 방지하고 결과적으로 재발성 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첼 박사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이론이 사실이라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익할 수 있지만 아무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입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이 질에 도움이 될지 어떨지도 전혀 명확하지 않습니다.

 

질 효모 감염과 관련해서는 미지수도 있습니다. 미첼 박사의 말에 따르면 "질에서는 효모와 유산균이 아주 만족스럽게 공존하는 반면, 실험실에서는 유산균이 효모를 죽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실제 상황은 실험실과 다르니까요.

 

현재 세균성 질염과 효모 감염에 대해 유일하게 입증된 치료법은 항생제, 또는 항진균제라고 미첼 박사는 말합니다.

 

대안적 치료법?

때로 표준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반복되는 탓에 여성들은 다른 해결책을 찾곤 합니다. 미첼 박사는 자신이 만난 일부 여성들이 질 유산균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찾은 대체 치료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익한 박테리아를 질에 도입하기 위해 요거트에 적신 탐폰, 티트리 오일, 마늘 몇 쪽을 질에 넣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신이라는 화합물이 실험실에서 효모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질에 마늘을 넣거나 입으로 마늘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미첼 박사는 뿐만 아니라 티트리 오일 역시 입증된 효능이 없고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요거트에 적신 탐폰 역시 소용이 없습니다. 많은 프로바이오틱 보충제와 요거트 대부분에는 락토바실러스 박테리아가 들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질에서 발견되는 유형의 락토바실러스가 아닙니다. 질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종은 L. 크리스파투스L. 이너스입니다.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와 요거트에는 L. 람노서스 또는 L. 아시도필러스와 같은 다른 종이 들어 있는데, 장에서 더 흔하게 발견되는 종들입니다.

 

이로울까? 해로울까?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해 새로운 박테리아를 넣는 것의 득실을 판단할 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2018년 9월 셀(Cell)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항생제 치료 후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게 했을 때,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연 장내 박테리아가 회복하는 데 오히려 더 오래 걸렸습니다.

 

미첼 박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말하는 건 무엇보다도 질 유산균이 돈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로 한 가지를 선택해서 시도하고 싶다면, 연구에서 약간의 효능을 나타내는 듯한 균주인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GR-1(Lactobacillus rhamnosus GR-1)을 포함하는 것으로 고르세요."

 

질 유산균과 같은 보충제는 약물과 달리 FDA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미첼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제품을 배양할 때 라벨에 표시된 내용대로 분량을 지키지 않거나, 심지어 라벨에 표시된 내용을 아예 함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또한 FDA는 일부 보충제가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냈습니다.

 

참고: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1년 반 복용 효과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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