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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족, 아이 없으면 후회하게 될까? (통계 포함)

by 비타로그 2023. 2. 23.

딩크라는 단어가 한국에 알려진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Dual Income, No Kids(맞벌이, 자녀 없음)라는 뜻입니다. 즉 소득이 있지만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부부를 말합니다.

왜 딩크가 트렌드가 되었을까?

딩크는 해외 선진국에서도 트렌드를 이루긴 하지만 특히 한국의 경우는 세계적인 저출생 강국(?)입니다. 일단 결혼 자체도 잘 하지 않지만,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산 연령이 많이 늦어지거나 기타 생물학적 이유로 난임, 불임 문제가 늘어난 것도 한몫을 하겠죠. 일단 이 글에서는 부부가 두 사람의 합의에 따라 딩크족이 되기로 선택한 경우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하겠습니다.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양육 과정에서 깨지는 어마어마한 (아마도 억대의) 비용이 세이브됩니다. 또한 육아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활동입니다. 과거에야 부모 외에도 가족이나 이웃이 도와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여건이 어려운 경우가 많죠. 실제로 직장에서 아이가 있는 분들의 생활을 보면 빡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온전히 나의 것으로 여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건 무척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아마 그래서 딩크족에게 흔히 '즐긴다'는 수식어가 붙는 거겠지요.

이 즐긴다는 표현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 사실 딩크를 선택한 두 사람은 이제까지의 생활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결정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그 평범한 생활에 즐긴다는 꼬리표가 붙지요.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아기를 갖는) 의무나 책임을 방기하고 자기들의 즐거움만 쫓는다는, 즉 이기적이라는 뉘앙스가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딩크가 유행처럼 된 것은 자녀를 갖거나 갖지 않는 것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어두운 호주 해변에 모닥불을 피우고 바다를 바라보는 커플 사진

 

딩크는 좋은 것일까?

국가 얘기는 빼고 개인 차원에서만 봤을 때 아이가 없는 결혼 생활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사실 "답이 없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커플의 상황이나 가치관은 저마다 다릅니다. 한 커플에게는 만족스러운 방식이 다른 커플에게는 불행만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에만 후회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부모가 되었더라도 그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딩크족이 된 것을 후회하는 비율

작년에 발표된 미국의 여론 조사에서는 18,644명의 미국인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미국 성인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28%) 부모가 자녀를 둔 것을 매우 자주, 혹은 다소 자주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부모가 된 것을 후회하는 경향이 더 컸다고 합니다.

 

아이를 가진 것을 후회하는 미국 부모 비율 그래프
빨간색 그래프가 후회하는 비율


한편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얼마나 후회한다고 응답했을까요? 자녀를 둔 사람들보다는 후회하는 비율이 좀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40%는 자녀 없이 살기로 선택한 것을 매우 자주 혹은 다소 자주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다른 40%는 전혀 후회하지 않거나 가끔 후회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빨간색 그래프가 후회하는 비율


이처럼 자녀를 갖는 쪽이 후회하는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결국 통계로는 어느 쪽이 나은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셈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선택하느냐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는 있을 수 있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요. 어떤 커플은 나중에 아이를 갖지 않은 것을 후회할 수 있고, 또 어떤 커플은 아이를 가졌다가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후회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우자와 이 주제에 대해서 충분히, 그리고 투명하게 논의하고 서로의 가치관과 목표를 면밀하게 살펴본 후, 그 논의의 결과로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엄마됨을 후회함"

몇 년 전 서점에서 눈에 띄었던 책 중에 '엄마됨을 후회함'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도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이 책의 저자는 이스라엘 사회학자입니다. 저자는 아이를 낳은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대부분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아이를 낳지 않으면 분명히 후회한다"는 경고에 충격을 받았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 내용을 보면 엄마가 된 것에 대한 후회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는 별개 문제라고 여성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아이를 사랑하고 유대감을 느끼지만 엄마라는 강요된 '역할'이 싫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메시지입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분명히 실제 사람들에게 존재하는데도 사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금기에 가깝습니다.

"왜 우리가 후회하는지, 육아에 어떤 대가를 지불하는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는 아이가 없으면 인생이 불완전하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가진 자유와, 아이들이라는 짐이 없어 포기와 희생을 하지 않고 인생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부러워해요."

결론적으로 엄마로서의 삶에 후회의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사회규칙과 주변의 압박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만한 언어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을 뿐이다. 내면 깊숙이에서는 심지어 엄마가 된 것이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는 엄마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경험자들의 조언

미국 커뮤니티인 레딧이나 쿼라를 보면 딩크족 생활을 수년 에서 수십 년이나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게시글들이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아래에 옮겨 봅니다. 이 글들을 통해 선택에 도움을 얻는 분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즉시 끝이 없어 보이는 분개와 우울증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주 깊은 수준에서 깨달았습니다. 그것(출산)은 자발성과 유연성을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모든 것은 계획이 필요했고, 모든 아주 어린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들도 거의 연중무휴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계획된 일에도 집을 나가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우정은 보류되었습니다. (...) 그가 성장함에 따라 상황이 어느 정도 좋아졌습니다. 그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무의미한 활동(가라데, 수영, 기타 20가지), 끊임없는 학교 여행, 놀이 날짜 계획, 제가 아는 한 거의 모든 부모가 싫어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치료사는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흔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단순히 부모가 되는 것이 싫다고 말하는 것은 큰 금기 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부모가 되는 게 싫어"라고 구글 검색을 했더니, 나 같은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부모가 된 사람들은 지루함과 후회에 휩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합리적인 기준에서 볼 때 저는 좋은 부모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이 부분을 지적합니다. 내가 아버지로서 얼마나 세심하고 애정이 있는지를요. 나는 좋은 일을 하고 싶고, 내 아들이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나는 아들을 사랑합니다. 나는 다른 누군가가 그를 키우는 과정을 실제로 즐기기를 바랍니다. 객관적이고 주관적으로 볼 때 내 인생은 그가 태어난 이후로 훨씬 덜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가장 좋은 비유는 당신 자신이 되는 대신 날마다 대본을 따르고 당신이 싫어하는 것에 열광하는 척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을 지치게 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에서 벗어나 다시 당신 자신이 되기를 갈망할 것입니다. (...) 이 곤경에 대해 이상한 점은 당신이 임상적으로 기능 장애가 있을 정도로 우울하더라도 다른 부모 중 어느 누구도 당신을 동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 한 친구는 이렇게 했습니다.

그녀는 종이 한 장을 가져다가 반으로 접어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가 생각날 때마다 한쪽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갖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각날 때마다 그것을 반대편에 적었습니다.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대해 의심이 들 때, 그녀는 목록을 보고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결정이 자신에게 옳았다는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눈을 크게 뜨고 결정을 내리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나는 두 아이가 있지만, 사람들이 마치 자녀가 없는 남자나 여자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는 것처럼 굴 때마다 짜증이 납니다. 충만한 삶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했고, 70대가 된 지금까지 우리의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삶을 살았고, 광범위하게 여행했으며, 모든 것을 함께 해왔습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남편은 아이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단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아이가 없는 부부가 될 것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괜찮을 거라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깊은 사랑에 빠졌고 항상 서로를 가졌으니까요.

30대에 나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게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솔직한 의견을 말했습니다. 아이를 갖지 않으면 언젠가는 후회할 거라고요. 그녀는 부부는 언제든 이혼할 수 있고, 남편이 더 젊은 여자와 떠나가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동안 나는 뒤에 남겨질 것이고, 나이도 많고 아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는 그 문제를 숙고하기 위해 하루 종일 집밖에 나갔고 마침내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38세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남편과 나는 6년 후에 결국 이혼했습니다. 엄마는 내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내 아들은 이제 내 유일한 가족이자 내 삶의 빛이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헤어진 지 몇 달 후 전남편이 문자를 보냈습니다. '아이를 갖도록 설득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야. 나는 우리 작은 친구를 너무 사랑해'라고요.

고마워 엄마. ❤️
저(61 남자)와 아내(50 여자)는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손주를 가진 친구들이 있고 친구들은 손주를 너무 사랑합니다! 그 손자들은 친구들의 전부입니다. 때때로 그들은 수영하는 날을 위해 그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옵니다. 혼돈과 대학살의 날입니다.

우리는 여행과 평화롭게 존재하는 삶을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 때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드라마도, 후회도 없습니다.
저는 40세 남성이며 20년 전 아내를 만났고 14년의 결혼 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아이를 원했지만 아내는 원하지 않았고, 나중에 임신을 하면 그 동안 내내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아이는 꿈도 꾸지 않아요.

우리 그룹 안팎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저희의 딩크 라이프는 멋진 편입니다. 숙취가 있을 때는 늦잠을 자고 원할 때는 늦게까지 놀기도 하죠. 막판에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고, 주말에 멕시코로 여행을 가는 등... 아이가 있는 다른 사람들은 애초에 절대 갈 수 없거나, 베이비 시터를 구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더 잘 먹고, 더 많이 자고, 원할 때 운동하고, 원할 때 외출하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더 잘 돌보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은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학이나 비싼 차가 없어서 일찍 은퇴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투자를 많이 합니다. 누가 당신을 돌봐줄까요? 우리의 투자액은 필요한 간병비를 지불하고도 남을 것이며, 저는 가족들이 원망스럽게 내 엉덩이를 닦아주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참고: 노화를 늦추기 위한 7가지 생활습관

참고: MGTOW(믹타우) 뜻과 유래, 의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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