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목 뒤쪽에 작은 피부 혹이 생겼습니다. 크기는 한 1cm쯤 되고, 색은 일반 살색에, 안쪽에는 살짝 뭐가 차 있는 것 같지만 별다른 통증도 없고 만지거나 눌러도 아무렇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몇 달을 그냥 그렇게 방치해 두었습니다. 어쩌면 1년이 넘었을지도 모르는데 기간을 정확히 모르겠어요. 사실 제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고, 씻을 때나 이게 왜 생겼나 생각하면서 좀 만져보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어느 날은 다니던 미용실의 디자이너 선생님이 커트를 하다가 "목 뒤에 혹이 커진 것 같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씩 가는데 그분이 기억하고 말씀을 하실 정도면 상당히 눈에 띄고 정말 크기도 커졌나 보다 생각했지요. 그래서 제거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네 피부과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처음 간 병원에서는 접수 받는 간호사분이 혹을 보더니 바로 "저희 병원에서는 시술이 안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거기는 보톡스, 필러, 쁘띠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이런 혹 제거는 외과를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피부과에서도 이런 제거 수술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튼 그곳에서는 안 된다고 하니 알겠다 하고 이번에는 혹 제거를 전문으로 많이 한다는 외과를 찾아서 갔습니다.
그곳은 당일 수술이 된다는 곳이었는데요. 광고가 될 수 있으니 지역이나 병원 이름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낮 시간이라 잠시 대기하니 곧 의사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피부 혹 부위에 초음파 검사를 해보더니 이건 피지낭종이라고 바로 알려주시더군요. 자극 등으로 흔히 생길 수 있는 것이고 혹 안에는 피지와 약간의 염증이 있다고 했습니다. "보통은 터지고 나서 오는데, 터지기 전에 때맞춰 잘 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건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 덕분이라고 해야겠지요. 당일 수술을 하겠느냐고 해서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바로 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수술 과정은 간단했습니다. 5분인가 걸렸던 것 같아요. 우선 혹이 있는 부위에 조금 깊이 주사를 해서 마취를 합니다. 주사를 세 방이나 맞는데 이때가 좀 아픕니다. 이후로 잠깐 기다리면 마취가 되기 때문에 정작 수술 자체는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의사분이 우선 레이저로 혹을 절개한 다음, 힘을 주어 양쪽을 눌러서 낭종의 내용물을 제거하고, 간단하게 봉합을 합니다. 봉합은 녹는 실로 했기 때문에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수술이 끝나면 항생제와 소염제 등을 일주일분 처방해 줍니다. 저는 장내 미생물 관리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안 먹으면 안 되냐고 물어봤지만, 의사분이 수술을 하면 감염 때문에 일단은 먹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사흘치만 먹고 나머지는 폐기했는데, 다행히 별일은 없었습니다. 항생제는 유익균, 유해균을 가리지 않고 장내 미생물을 죽여 없애기 때문에 급한 상황이 아니면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참고: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1년 반 복용 효과 & 후기
그 후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다음 날 한번 더 내원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곪거나 하는 일 없이 잘 아물고 있다는 것이었고요. 물이 닿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선 수술 당일에도 샤워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전 당일에는 물이 닿지 않게 하고, 수술 부위에 밴드도 붙였습니다.
수술 비용은 좀 많이 들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24만 원이 넘었습니다. 수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되는 주사까지 한 세트로 되어 있더라고요. 실손보험을 적용하라면서 무슨 서류를 만들어 주는데, 저는 실손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어차피 무의미했지요. 다행히 피부 혹 수술 전문 병원답게 결과는 깔끔했고 상처도 잘 아물었으니,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찾아보면 더 저렴하게 수술이 가능한 병원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집에서 혼자 제거하려고 하면 통증도 심하고 감염 같은 문제로 이후 상태가 크게 안 좋아질 수 있으니, 꼭 병원에서 제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무튼 꽤 오랫동안 있었던 혹이 없어지고 나니 속이 무척 시원해졌습니다. 이상으로 피지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후기를 마칩니다. 도움받으시는 분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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