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그나로크의 의미
라그나로크(Ragnarök)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운명'이라는 뜻의 단어로, 세계 종말의 날을 가리킨다. 신화에 따르면 이 날에는 신들과 거인들의 마지막 전쟁이 벌어지고 많은 신들이 전사하며, 각종 자연재해가 세상을 뒤덮은 끝에 마침내 세계가 불타고 물에 잠겨 멸망하게 된다. 이는 기독교의 최후의 심판이나 묵시록의 아마겟돈과도 비슷한 종말론적 성격을 띠고 있다.
2. 문헌상의 기록
라그나로크에 대한 기록은 13세기 무렵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에다 시집인 《고 에다(Elder Edda)》와, 13세기 저술된 스노리 스투를루손의 《신 에다(Younger Edda)》에 주로 등장한다. 〈무녀의 예언〉과 〈발춰드니르의 말〉 등 《고 에다》의 여러 시편에서 세계 종말에 벌어질 일들이 예언조로 묘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극심한 혹한, 동족상잔, 천체의 붕괴, 괴수의 출현 등이 라그나로크의 전조로 제시된다.
3. 펜리르와 오딘의 전투
라그나로크의 서막은 괴물 늑대 펜리르가 사슬을 끊고 풀려나면서 열린다. 그는 태양을 집어삼키고 오딘을 살해하지만, 오딘의 아들 비다르에게 살해당한다. 뱀 요르문간드는 번개신 토르와 서로 죽고 죽이는 격투를 벌인다. 불의 거인 수르트가 불타는 검으로 세계수 이그드라실을 태우면서 세계는 화염에 휩싸인다. 최종적으로 모든 대지가 바다에 잠긴다.
4. 신화의 순환성
그러나 북유럽 신화에서 종말은 또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홍수가 끝나고 새로운 땅이 드러나며 소수의 신들과 인간 한 쌍이 살아남아 새로운 세계를 열어간다. 죽었던 신 발드르가 부활하고 신들은 평화와 정의의 시대를 연다. 신화적 세계관의 순환성과 재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5. 해석과 의의
라그나로크 신화에 대해서는 기독교 종말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 북유럽 혹독한 자연환경이 낳은 비관론의 발로라는 설 등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이 신화는 게르만 민족의 내세관과 사후 세계관을 반영하기도 한다. 비극적 종말 뒤에 오는 새 세계에 대한 낙관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북구 민족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
6. 현대 문화 속의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 모티프는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한 현대 소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차용되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헬라와의 전쟁으로 아스가르드가 파괴되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서도 '신들의 황혼'이란 제목으로 라그나로크가 등장한다.
Q&A
Q. 라그나로크의 날짜가 언급된 적이 있나?
A. 흥미롭게도 일부 매체들은 고대 바이킹 달력에 따르면 라그나로크가 2014년 2월 22일에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영국 요크의 조르빅 바이킹 센터가 자신들의 축제 행사에 맞춰 농담 삼아 제시한 날짜였다. 물론 실제로 그날 세계 종말은 오지 않았고, 이는 바이킹 시대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을 반영한 해프닝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화 속 종말의 날이 현실로 투영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라그나로크의 상징성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만하다.
Q. 라그나로크 때 어떤 일이 벌어지나?
A. 북유럽 신화에서 라그나로크는 일련의 사건과 재앙들로 이루어지며 결국 세계의 종말로 치닫는다. 라그나로크의 절정은 신들과 악마, 거인들 사이에 최후의 전투가 벌어지고 많은 신들이 전사하는 것이다. 일부 버전에서는 그 후 대지가 바다에 잠겼다가 다시 떠오르고, 살아남은 인간 남녀 한 쌍이 세계수에서 나와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된다.
Q. 라그나로크 이야기의 출처는 어디?
A. 라그나로크 이야기는 두 문학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다뤄진다. 하나는 10세기경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슬란드 시 《볼루스파(Völuspá)》이고, 또 하나는 13세기 시인이자 역사가 스노리 스툴루손이 쓴 북유럽 신화 모음집 《신 에다》이다.
Q. 라그나로크 신화의 영감은 어디서 왔을까?
A. 일부 연구자들은 라그나로크 신화가 자연재해와 재앙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본다. 화산재로 하늘이 어두워지고 땅이 흔들리는 것 등 큰 화산 폭발의 모습과 라그나로크에서 묘사되는 사건들 사이에는 매우 유사한 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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