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란 무엇일까?

아비투스(habitus)는 1977년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계층에 따라 구별되어 이루어지는 무의식적 사회화의 결과물로서 나타난 광범위한 습관 또는 성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비투스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피에르 부르디외

 

아비투스란?

아비투스는 사회적, 문화적 요인과 교육 등을 통해 형성된 개인의 사고방식, 행동, 무의식적 습관, 선호도, 문화적 관행 등을 포괄적으로 이르는 단어입니다. 보통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사람의 내면에 습득, 강화, 재생산되며 개인의 정체성과 행동을 형성하게 됩니다.

아비투스에는 다음과 같은 광범위한 행동과 태도가 포함됩니다.

 

• 말의 억양
• 단어 선택
• 먹는 음식
• 입는 옷
• 음악과 예술에 대한 취향
• 교육과 일에 대한 태도
• 직업 선택
• 정치적 신념과 투표 성향
• 신체적 제스처

 

아비투스는 의사소통과 같다. 아비투스가 없는 사람은 없다. 아비투스는 우리의 취향, 가치관, 야망을 드러낸다. 누구와 결혼을 하고, 어떻게 외모를 꾸미고, 심지어 얼마나 능숙하게 국제적으로 활동하는지조차도 아비투스에 달렸다. 지금까지 그런 결정과 행동이 당신 개인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나? 결코 그렇지 않다. 아비투스는 은밀한 폭로자나 다름없다. 아비투스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폭로한다. 당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당신과 어울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당신의 무엇을 믿어도 되는지, 그리고 당신이 거기에서 어떤 기회를 얻는지.

- 도리스 메르틴, 저서 '아비투스'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아비투스가 왜 중요한가?

아비투스는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 구조와 상호작용하고 지위와 권력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유사한 아비투스를 가진 사람들은 같은 계층의 사람들과 기회도, 결과도 비슷하게 얻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을 영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아비투스의 역할을 잘 이해한다면 사회 구조와 권력 관계가 어떻게 계속 유지되는지, 또 이러한 구조에 도전하고 변화를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비투스는 획득할 수 있을까?

아비투스는 선천적이거나 타고난 것이 아니며 개인적인 삶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 교육과 환경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한적인 의미에서는 획득 가능합니다. 특히 정규 교육이나 훈련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타인의 행동과 관행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것이 아비투스의 획득 방법이 됩니다. 아비투스는 고정 불변의 정체성은 아니며, 역동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아비투스를 바꾼다는 것은 곧 자신의 출신 환경이나 배경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때까지 두르고 있던 아비투스를 벗어던지고 의식적으로 새로운 아비투스를 획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참고: '중국어 방' 사고실험: 우리는 이해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