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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칼협' 뜻과 유래

by 비타로그 2023. 1. 20.

'누칼협'은 작년인 2022년 중순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말로, '누가 칼 들고 협박함?'이라는 말을 줄인 것입니다. 정확히는 8월경부터 이 줄임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의 유래는 게임 '로스트아크'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는데, 게임 내 특정 기능 업데이트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유저들이 생기자, 이를 두고 누가 그런 선택을 하랬냐며 조롱한 것이 신조어 발생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칼협'은 이후 다양한 맥락에서 쓰이게 되는데, 그 공통점은 개인의 선택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결과를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이나 코인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면 "누가 그 종목 사라고 칼 들고 협박함? 자기가 선택한 종목이니까 알아서 책임지는 거 아니냐"라는 뜻으로 누칼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한-할머니가-눈을-감고-맹인-검객-풍으로-칼집에서-일본도를-뽑고-있다

 

비슷한 맥락의 신조어로 '악깡버'가 있습니다. '니가 선택한 ○○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역시 본인 선택에 불만을 갖지 말라는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누칼협과 조합해서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최근 퐁퐁남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퐁퐁남이라는 고백 게시글이 올라오면 '누칼협 니선한 악깡버'라는 댓글이 달리는 식입니다. ' 들고 박함? 택한 녀다. 으로 으로 텨라'라는 의미입니다.

 

'알빠노' 역시 비슷한 의미를 가진 신조어입니다. '내가 알 바 아니다' → '알 바냐?' → '알빠노?' 식으로 줄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가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는 내 알 바 아니니 죽든 살든 알아서 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상대를 일방적으로 놀리는 표현이기에 오프라인에서는 이와 같은 말을 입에 담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상대에 대한 비방과 조롱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에서 많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말입니다.

 

'누칼협'이나 이와 비슷한 단어들이 크게 유행하면서 언론에는 우려의 뜻을 표하는 칼럼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이 단어 자체가 상대의 여러 사정은 생각지 않고 말 한마디로 깔아뭉개는 이기주의, 반지성주의 세태를 담고 있어 씁쓸하다는 것입니다.

 

누칼협이란 말은 언뜻 들으면 통쾌하고 옳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본래 미래의 리스크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행동할 수는 없는 동물입니다. 특히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억울한 피해나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까지 습관적으로 '누칼협'을 날려 불필요한 상처를 주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뉴진스 하입보이요' 밈, 뜻과 유래는?

참고: '꾸웨엑?' 뜻과 유래 +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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