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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장점과 단점 정리

by 비타로그 2023. 6. 20.

저는 2023년 5월 초부터 6월 초까지 치앙마이 한달살기를 다녀왔습니다. 무척 평온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한달살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여러 모로 치앙마이가 좋은 여건을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치앙마이 한달살기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치앙마이 한달살기의 장점

1. 물가가 저렴하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태국 제2의 도시라 불리기는 하지만 방콕보다 물가는 훨씬 쌉니다. 물론 최근에는 예전보다는 많이 올랐다고 하나, 여전히 한국인이 쾌적하게 지내기에 매우 좋은 물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지 태국 음식을 파는 식당에 가면 음식 한 그릇에 50바트(약 2000원)로 한 끼 식사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물론 더 좋은 식당에 가면 인당 300바트(12,000원)에서 600바트도 쓸 수 있지만 최저 비용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태국은 과일이 질 좋고 싼 것으로도 유명한데 치앙마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선한 과육이 들어간 아보카도 스무디(50~60밧)며 스무디볼, 요거트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매일 사 먹다 보면 한국의 과일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망고스틴, 포멜로, 용과 등 한국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과일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잘 익은 망고 맛도 차원이 다르다 할 만큼 좋답니다.

 

아보카도, 망고, 베리류, 견과류 등이 들어간 녹색 스무디볼
자주 먹었던 올드타운 쿤캐 주스바의 90밧(3600원)짜리 스무디볼

 

또한 태국은 마사지의 본고장이기도 한데요. 가게마다 다르지만 고급 스파가 아닌 일반 마사지샵의 경우 시간당 300바트(12,000원)면 시원한 타이 마사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마사지샵 앞에 붙은 가격표에 이런 가격이 붙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대죠. 저는 한달살기를 하면서 주 2~3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답니다.

2. 식물이 많고 풍경이 아름답다

치앙마이는 오래된 도시라 그런지 곳곳에 거목이 많고 어디에나 식물이 많아 눈이 편안합니다. 치앙마이에서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오면 서울의 도시 풍경이 무척 삭막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태국은 개발도상국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거리가 더럽거나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아 지내기에 편안합니다. 또한 휴식을 즐기기에도 좋지만 오래된 사원과 불상들이 있어서 그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관광을 다니며 눈을 즐겁게 하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치앙마이의 왓쩻욧 사원 풍경
치앙마이 왓쩻욧 사원

 

3. 외국인이 지내기 좋다

제가 접한 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기질이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며 외국인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이었습니다. 또 영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뭔가 물어보거나 도움을 청하면 웃으면서 도와주려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불교 문화권이라 그런지 한국에 비해 전반적인 사람들의 성향이 낙천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치앙마이에는 백인과 동아시아인들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도 외국인에게 익숙합니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백안시를 당하거나 텃세에 시달릴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길에서 니하오를 외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한류의 영향도 있어서 때로는 한국어를 구사하며 말을 걸어오는 태국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태국에서 블랙핑크 리사의 인기는 '신적 존재'라 불릴 만큼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 인터넷이 빠르다

치앙마이는 동남아 기준으로 인터넷 환경이 잘 되어 있는 편에 속합니다. 저는 한 달짜리 유심을 구입해서 무제한 데이터를 썼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했고, 숙소, 카페, 식당 등에는 대개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편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었습니다. 속도가 느리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못 받았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환경이 좋은 덕분에 치앙마이는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는 별명도 붙어 있습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치앙마이의 깨끗한 시장 풍경
치앙마이 징자이 마켓

 

치앙마이 한달살기의 단점

1. 쥐와 벌레가 있다

낮 시간엔 잘 모르지만 밤이 되어 치앙마이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생쥐나 큼직한 바퀴벌레를 종종 보실 수 있습니다. 동남아 지역이 다 그렇긴 하지만 있다는 걸 유념은 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숙소에서는 딱 한 번 바퀴벌레를 마주쳤는데, 아마 옥외에서 들어온 친구 같았습니다.

 

쥐는 상당히 많고, 어쩐지 삶의 태도(?)가 여유롭습니다. 밤에 올드타운 쪽에서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쥐들을 지나가다 봤는데 네댓 마리가 같이 뒤지고 있더군요.

2. 일부 시기에 공기가 나쁘다

치앙마이의 공기는 한국보다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특정 시기에 미세먼지 농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면서 공기가 나빠지는데 그게 4월입니다. 화전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산을 태우는데 그 연기로 인해 공기가 나빠진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피해서 여행 일정을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이런 이유로 여행 시기를 5월 초로 선택하게 되었답니다. 덥긴 했지만 공기는 크게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3. 수도 상태가 좋지 않다

치앙마이에 여행을 가실 때 준비물 목록에 종종 포함되곤 하는 것이 바로 샤워기 필터입니다. 저 역시 꼭 가져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상수도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것 같거든요.

 

샤워기와 교체식 필터는 다이소에서 구입하실 수 있는데, 필터도 하나만 챙기시지 말고 두어 개 더 챙기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샤워기 필터가 쓰기 시작한 당일부터 누렇게 변해가기 때문입니다. 수돗물에 녹이 꽤 많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달 동안 같은 샤워기 필터를 썼는데, 흰색이었던 필터가 첫날부터 색이 변하더니 사흘 뒤에는 그냥 다갈색이 되었습니다. 아래는 한 달간 쓰고 난 다음의 샤워기 상태입니다.

 

어두운 다갈색이 된 샤워기 필터 모습

 

4. 대마초 유혹에 주의하자

태국에서는 현재 의료용 대마초가 합법인데, 의료용이고 뭐고 THC(대마초의 주요 성분)가 포함된 각종 제품이 버젓이 쇼핑몰이나 길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반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나 음료에 대마가 들어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섭취할 염려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에 이끌려 대마초 사용을 시도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한국인은 해외에서 마약류를 사용해도 한국법이 적용되어 마약사범으로 처벌을 받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참고: '태국 대마초 합법화' 무해하다고? 장기 사용하면 뇌에 악영향

 

Tip. 치앙마이 선물, 뭐가 좋을까?

치앙마이 선물로 다양한 품목이 추천됩니다만, 무난한 선물 중 하나로 '야돔'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마치 립처럼 생긴 작은 스틱형 제품인데, 코에 대고 숨을 들이마시면 화한 멘솔 느낌이 나면서 콧속이 시원해집니다. 막힌 콧속을 뚫어주어 특히 비염이 있는 분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냥 기분 전환용으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특별한 효능 같은 건 없지만 한국에 없는 물건이라 작은 선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일반 약국에서 야돔을 달라고 하면 살 수 있는데 가격은 6개 묶음 하나에 110바트(4400원) 정도로 무척 저렴합니다. 태국인들은 많이들 애용하는데 블랙핑크 리사도 야돔을 자주 쓴다고 하네요. 아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후 완판 사태가 일어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분홍색 옷을 입고 누군가를 끌어안은 리사의 손에 스틱형 제품이 들려 있는 모습
리사의 손에 들려 있는 야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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