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

[인사이트] 칼 뉴포트,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기술

by 비타로그 2025. 7. 18.

혹시 ‘딥 워크(Deep Work)’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오늘날 생산성(productivity)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이 개념은,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 과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칼 뉴포트(Cal Newport)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을 넘어, 우리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즉 ‘끊임없이 쏟아지는 방해 속에서 어떻게 가치 있는 일을 해낼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칼 뉴포트는 “더 열심히, 더 오래”를 외치는 기존의 성공 방식에 의문을 던집니다. 대신 그는 “더 깊게” 몰입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더 단호하게” 정리하라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나침반이 되어 줍니다. 오늘은 칼 뉴포트의 핵심 저작들을 통해 그의 사상의 정수를 탐험하고,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혜를 얻어보고자 합니다.

 

 

1. 딥 워크(Deep Work), 방해받지 않는 몰입의 힘

칼 뉴포트 사상의 출발점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개념이 바로 ‘딥 워크’입니다. 그는 우리의 업무를 두 가지로 명확히 구분합니다.

 

  • 딥 워크 (Deep Work): 인지 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가치 있고 희소하며 복제하기 어려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고도의 집중 상태에서 수행하는 활동입니다.
  • 얕은 작업 (Shallow Work): 인지적으로 그다지 힘들지 않고, 종종 주의가 산만한 상태에서 수행되는 부수적인 일들입니다. 예를 들어, 끝없이 울리는 이메일에 답장하거나, 소셜 미디어 피드를 확인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뉴포트는 현대의 직장인들이 얕은 작업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진단합니다. 끊임없는 이메일, 메신저 알림, 회의 요청 등은 우리가 중요한 일에 깊이 몰입할 시간을 빼앗아 갑니다. 마치 중요한 서류 작업을 하려는데 1분마다 누군가 어깨를 툭툭 치는 것과 같은 상황인 셈입니다. 이러한 ‘연결성’의 환상은 우리에게 바쁘다는 착각을 주지만, 실질적인 가치 창출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딥 워크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뉴포트는 다음 네 가지 규칙을 제안합니다.

 

  1. 깊게 일하는 습관을 들여라: 자신만의 딥 워크 루틴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장소에서, 얼마 동안, 어떻게 일할 것인지 구체적인 규칙을 정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는 모든 알림을 끄고 보고서 작성에만 집중한다’와 같은 자신만의 의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2. 지루함을 견뎌내라: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즉각적인 자극을 제공하며, 우리 뇌는 여기에 중독되기 쉽습니다. 딥 워크는 지루함과 싸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심심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찾는 습관을 버리고, 의도적으로 생각에 잠기는 훈련을 통해 집중력의 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3. 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뉴포트는 소셜 미디어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하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당신의 핵심적인 가치나 목표에 명확하게 기여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끊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즐거움이나 막연한 연결감 때문에 가장 귀중한 자원인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4. 얕은 작업을 차단하라: 하루의 모든 시간을 딥 워크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얕은 작업이 우리의 일과를 지배하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하루 중 얕은 작업을 처리할 시간을 명확히 정해두고, 그 외의 시간에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타임 블록킹(Time Blocking)' 같은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2. 디지털 미니멀리즘: 의도적인 기술 활용법

딥 워크가 ‘일’에 대한 철학이라면,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기술과 삶’의 관계에 대한 철학입니다. 뉴포트는 우리가 기술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소셜 미디어, 뉴스 앱, 각종 플랫폼은 우리의 ‘주의(attention)’를 끈 뒤 광고주에게 팔아 수익을 내는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의 첨병들입니다. 이들은 우리가 가능한 한 오래, 자주 앱에 머물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었지요.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이러한 흐름에 저항하는 철학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당신이 깊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중심으로, 소수의 기술만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최적화하여 사용하고, 나머지는 기꺼이 놓치는 것." 입니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 이상을 의미합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족과의 관계, 깊이 있는 취미, 건강 등)를 먼저 정하고, 이 가치를 실현하는 데 이 기술이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자문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기술은 당신의 삶에 불필요한 소음일 뿐입니다.

 

뉴포트는 ‘디지털 디클러터(Digital Declutter)’라는 30일간의 실천법을 제안합니다.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선택적 기술’(소셜 미디어, 유튜브, 뉴스 앱 등)을 30일간 중단하고, 그 시간에 아날로그적인 활동이나 고품질 여가 활동으로 채워보는 것입니다. 30일이 지난 후, 어떤 기술을 다시 삶으로 들여올지 제로베이스에서부터 신중하게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디지털 소음에서 벗어나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3. 열정은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가슴 뛰는 일을 하라(Follow your passion)”는 말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성공 주문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칼 뉴포트는 이 ‘열정 가설’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위험한 조언이라고 비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명확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막연히 열정을 좇다가는 잦은 이직과 불안정한 경력만 남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는 대안으로 **‘장인 마인드셋(Craftsman Mindset)’**을 제시합니다. 세상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열정)를 묻기 전에, 내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실력)를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 즉 ‘커리어 자산(Career Capital)’을 쌓는 데 집중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만족감과 자율성, 그리고 열정이 따라온다는 주장입니다.

 

스티브 마틴이 무명 코미디언 시절, "어떻게 하면 성공하나요?"라는 질문에 "아무도 당신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하세요(Be so good they can't ignore you)."라고 답했던 일화는 이 철학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열정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탁월하게 잘하게 될 때 비로소 피어나는 꽃과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막연한 열정을 찾아 헤매기보다, 눈앞의 일에 장인처럼 몰두하며 실력을 연마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4. 이메일 없는 세상

칼 뉴포트는 현대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이메일(과 슬랙 같은 실시간 메신저)로 대표되는 '하이퍼액티브 하이브 마인드(Hyperactive Hive Mind)' 워크플로를 지목합니다.

 

이는 마치 벌집(Hive)처럼, 구성원들이 특별한 계획 없이 비동기적인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일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협업을 편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집중력을 조각내고, 맥락 전환 비용(Context Switching Cost)을 발생시키며, 결국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중요한 업무를 하는 시간보다, 받은 편지함을 ‘관리’하고 동료의 메시지에 ‘즉시 응답’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셈입니다.

 

뉴포트는 이것이 개인의 습관 문제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합니다. 해결책은 단순히 이메일을 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측 가능한 질문들은 FAQ 문서로 만들어 공유하고, 복잡한 프로젝트는 이메일 대신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사용하며, 모든 소통에 즉각적인 응답이 필요하다는 기대를 버리는 것입니다. 소통 채널과 규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는 불필요한 '연결'의 압박에서 벗어나 진짜 중요한 '생산' 활동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칼 뉴포트의 통찰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집니다. “당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딥 워크, 디지털 미니멀리즘, 장인 마인드셋은 모두 이 질문에 답하고, 그 답을 지켜내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입니다. 그의 제안들은 때로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근간에는 우리 삶의 유한한 시간과 집중력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깊은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잠시 모든 알림을 끄고 칼 뉴포트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테슬라 AI 총괄이 바라보는 LLM의 현재와 미래

참고: 워렌 버핏의 25/5 법칙, 인생을 바꾸는 집중의 기술

참고: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 핵심 요약 정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