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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수입으로 은퇴하려면 최소 얼마가 필요할까 (feat. SCHD)

by 비타로그 2023. 6. 1.

오늘은 FIRE, 즉 재정 자립과 조기 은퇴(Financial Independence and Retire Early)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파이어족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여유가 있어서 멋진 차와 해외여행도 즐기는 풍족한 은퇴 생활을 누리는 경우도 있고, 조용히 자신만의 은거 생활과 취미를 즐기는 검소한 파이어족도 있습니다. 전자를 팻 파이어(fat FIRE), 후자를 린 파이어(lean FIRE)라고 합니다. 오늘은 필요한 최소 금액을 생각할 예정이므로 린 파이어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유화풍 일러스트. 따스한 분위기의 실내에서 안경을 쓴 30대의 남성이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유유자적한 은퇴 생활

 

1인 가구가 조기 은퇴해서 일하지 않고 지낸다고 하면, 월 생활비는 (주거가 해결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100만 원이면 일단 생존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략 하루 3만 원씩 쓸 수 있는 셈이니까요.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통신비, 식비, 교통비, 취미 등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임대료를 매월 내고 있다면 거기에 고정 비용을 추가해야겠지요.

 

이 정도의 고정 수입을 패시브하게 만들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배당 ETF가 매우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배당 중심 투자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겠습니다.

 

배당 중심 투자의 장단점

배당 중심 투자는 잘 알려진 주식 투자 전략 중 한 가지입니다. 말 그대로 투자를 할 때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장점과 단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배당 중심 투자의 장점

- 안정적인 수익: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는 대체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회사입니다. 따라서 이런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면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 복리 효과: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자 수익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 배당을 생활비로 써야 하는 은퇴 생활자의 경우 배당 재투자는 거의 어렵겠죠.
- 시장 변동성 완화: 배당 주식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합니다. 시장이 출렁이거나 크게 하락하더라도 배당금은 여전히 지급되므로, 전체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ETF를 매도하지만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당과 원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배당 중심 투자의 단점

- 성장성 제한: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는 대체로 성장 단계를 벗어난 회사입니다. 따라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세금: 배당금은 소득으로 간주되어 세금이 부과됩니다. 이는 투자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건보료 증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배당 지급 변경 가능성: 회사의 경영 상황에 따라 배당 지급이 줄어들거나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의 예상 수익을 크게 변동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세 번째 단점은 ETF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ETF를 선택하는 경우 여러 종목을 동시에 보유하게 되어 자동으로 분산 투자가 되므로, 한두 종목의 배당이 감소하더라도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배당 ETF로 은퇴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인 것입니다.

 

인기 있고 유명한 배당 중심 ETF로는 SCHD, DGRO, SPYD, VYM 등이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과 특징이 있지만 모두 좋은 ETF라고 생각합니다. 각 ETF에 대해서는 잘 정리된 다른 글들이 온라인에 많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배당 ETF로 어느 정도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꾸려야만 월 1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을까요?

 

유화풍 일러스트. 바 카운터에 앉은 나이 지긋한 남성이 인상 좋게 웃으며 이쪽을 보고 있는 그림.
은퇴해서 마음 좋은 동네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다면...

 

SCHD로 은퇴하기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는 제가 좋아하는 ETF입니다. 2023년 6월 1일 현재 시가 배당률은 3.79%, 주당 가격은 69.72달러입니다. SCHD는 배당이 아닌 가격 수익도 상당히 준수하며, 수수료가 연 0.06%밖에 되지 않아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하기에도 좋습니다. 3, 6, 9, 12월에 분기 배당합니다.

 

배당이 3.79%라고 하면 그리 높지 않다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이것도 꽤 높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배당 성장으로 인해 이 배당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난 10년간의 레코드를 보면 1년 배당 성장률이 무려 13.7%나 됩니다.

 

SCHD의 배당금은 10년 연속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배당이 나오면 가격이 떨어져도 마음에 큰 동요가 없게 되지요. 배당이나 받으면서 존버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쓰다 보니 SCHD 칭찬만 늘어놓게 되었는데, 계산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ETF는 SCHD 딱 한 종류만 사모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물론 SCHD보다 배당률이 더 높은 ETF들도 있으므로, 그런 ETF를 활용하시면 더 적은 자산으로도 은퇴가 가능합니다.

 

더리치 앱에서 가상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여 SCHD 4천 주를 매수했다고 입력하자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총액 368,222,162원. 연 배당은 13,947,121원.
더리치 앱 캡처 이미지

 

SCHD 4천 주를 보유하면 연 수입은 대략 1400만원으로, 월 100만 원 이상의 수입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 배당 수익은 15.4%의 세금을 떼이므로 그것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1400에서 15.4%를 제하면 1184만원입니다. 어쨌든 월 100에 가까운 금액이라고 할 수 있죠.

 

SCHD 4천 주를 매수하려면 현재 가격으로 3억 6822만 원이 필요합니다. 고작 이것만으로 은퇴가 가능하다고?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계산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주거를 해결하려면 집이 한 채 있으면 좋겠죠. 지방의 저렴한 구축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2억이면 될 것입니다. 즉 5억대의 자산이 있다면 그것으로 좀 빠듯하긴 해도 어떻게든 은퇴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빠듯한 금액이지만...

어떤 분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결혼이나 육아는 어떻게 할 것이며, 나이가 들어서 아프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등 반론을 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글 첫머리에서 1인 가구의 검소한 은퇴라고 가정하고 시작한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혼을 할 거라면 조기 은퇴로 가는 길은 아주 멀어집니다. (ㅋㅋㅋ)

 

게다가 당장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5년, 10년, 15년이 지나면서 투자해 둔 자산 규모는 점차 불어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젊을 때 은퇴할수록 FIRE에 필요한 금액은 더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요.

 

또한 고려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은퇴해서 놀면서 지내다 보면 슬슬 몸과 마음이 근질근질해집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이나 잊었던 옛날의 꿈을 추구하고 싶어지는 것이죠. 이것이 많든 적든 부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주요 수입원이 될지도 모르죠. 그러면 월 100의 패시브 인컴과 더불어서 새로운 소득원(파이프라인)이 생기면서 생활이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결론은 만약 5억대 자산을 꾸리셨다면 본인이 일하기 싫어졌을 때 은퇴 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인지하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선택지가 생기면, 즉 언제든 은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일도 그렇게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도 줄어드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5억이면 직장인 입장에서 상당히 어렵긴 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므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것이 파이어족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리츠(REITs) 투자의 장점 | 소액으로 월세 받기?

참고: '첫 1억 모으기'가 어려운 이유 (그다음은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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