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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U 모델과 LSTM 모델, 정확히 어떤 차이 있을까?

by 비타로그 2025. 10. 9.

인공지능, 특히 자연어 처리나 시계열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LSTM과 GRU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들은 순환 신경망(RNN)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마치 인간의 기억처럼 작동하는 특별한 모델이지요. 둘 다 '과거의 정보를 똑똑하게 기억하고 현재를 이해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방식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이 두 모델이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지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기억을 다루는 정교한 문지기, LSTM

LSTM(Long Short-Term Memory)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장단기 기억'을 모두 효과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순환 신경망은 정보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희미해지는 '기울기 소실 문제(Vanishing Gradient Problem)'를 겪곤 하는데, LSTM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교한 '게이트(gate)'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마치 기억의 출입을 통제하는 세 명의 문지기를 상상해 보세요.

 

  • 망각 게이트 (Forget Gate): 첫 번째 문지기는 "이 정보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 잊어버리자"라고 결정합니다. 과거의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버릴지 선택하는 역할을 하지요.
  • 입력 게이트 (Input Gate): 두 번째 문지기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는데, 이건 기억할 가치가 있겠군"이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들어온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장기 기억으로 넘길지 결정하는 셈입니다.
  • 출력 게이트 (Output Gate): 마지막 문지기는 "지금 필요한 정보는 바로 이거야"라며, 잘 보관된 기억 중에서 현재 시점에 가장 적절한 정보를 꺼내어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 개의 게이트와 별도의 '셀 상태(Cell State)'라는 장기 기억 저장소를 통해 LSTM은 어떤 정보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어떤 정보를 잊어버릴지, 그리고 어떤 정보를 현재의 결과로 내보낼지 세밀하게 제어합니다. 덕분에 매우 길고 복잡한 순서의 데이터 속에서도 중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데 강점을 보입니다.

 

효율성을 높인 실용주의자, GRU

GRU(Gated Recurrent Unit)는 2014년에 등장한, LSTM의 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개선한 모델입니다. LSTM의 강력한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내부 구조를 경량화하여 계산 효율성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지요. LSTM이 세 명의 문지기를 두었다면, GRU는 두 명의 문지기만으로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GRU의 두 문지기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 리셋 게이트 (Reset Gate): 이 문지기는 과거의 기억이 현재 정보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만약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과거의 기억을 '리셋'하여 새로운 정보에 더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즉, 과거 정보 중 무시할 부분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 업데이트 게이트 (Update Gate): 이 문지기는 과거의 기억을 얼마나 유지하고, 새로운 정보를 얼마나 반영할지 그 '비율'을 결정합니다. LSTM의 망각 게이트와 입력 게이트가 하던 역할을 하나로 합친 셈이지요. 과거 정보를 그대로 가져갈지, 아니면 새로운 정보로 많이 대체할지를 조절합니다.

 

GRU는 LSTM의 별도 장기 기억 저장소인 '셀 상태'를 사용하지 않고, 은닉 상태(Hidden State) 하나로 단기 및 장기 기억을 모두 관리합니다. 구조가 더 단순하기 때문에 학습해야 할 파라미터 수가 적고, 이는 곧 더 빠른 학습 속도로 이어집니다. 많은 경우 LSTM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이면서도 계산 비용은 더 저렴한, 아주 실용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STM vs. GRU, 승자는 누구일까요?

그렇다면 어떤 모델이 항상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두 모델의 선택은 해결하려는 문제의 특성과 주어진 자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럴 땐 LSTM을 고려해 보세요 🧐

만약 다루는 데이터의 길이가 매우 길고, 그 안에 복잡하고 미묘한 의존성이 숨어있다면 LSTM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긴 문단으로 이루어진 문서를 분석하거나, 수년에 걸친 주가 데이터를 예측하는 경우처럼 말이지요. LSTM은 기억을 통제하는 메커니즘이 더 세분화되어 있어, 이처럼 정교한 제어가 필요한 작업에서 잠재적으로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GRU가 정답일 수 있습니다 👍

반면에 더 빠른 학습 속도와 적은 계산 자원이 중요하다면 GRU가 현명한 대안이 됩니다. 특히 데이터셋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을 때, 파라미터가 더 적은 GRU는 과적합(overfitting)의 위험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챗봇의 의도 분석이나 실시간 번역처럼 빠른 응답 속도가 중요한 서비스에서는 GRU의 효율성이 큰 장점이 되지요.

 

결론적으로 GRU는 LSTM의 복잡성을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한 모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GRU는 LSTM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주면서 더 빠르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매우 복잡한 문제에서는, 더 정교한 제어 능력을 갖춘 LSTM이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어떤 모델을 사용할지 고민될 때는, 우선 더 가볍고 빠른 GRU로 시작해보고, 성능의 한계가 느껴질 때 LSTM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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